“3년 동안 50% 벌었어”라는 친구와 “나는 연 15%씩”이라는 친구. 누가 더 잘한 걸까요? 감으로는 50%가 커 보이지만, 3년 50%를 연 단위로 풀면 연 14.5%입니다. 즉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성적입니다. 이렇게 기간이 다른 수익률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게 해주는 숫자가 CAGR(연평균 성장률)입니다.
CAGR이란 — 수익률의 공용 언어
CAGR은 “매년 몇 %씩 복리로 굴린 것과 같은가”를 나타냅니다. 계산식은 (최종금액 ÷ 원금)을 기간(년수)만큼 제곱근으로 풀어 1을 빼는 것인데, 공식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. CAGR 계산기에 원금·최종금액·기간만 넣으면 바로 나옵니다.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만들어내는 착시 교정 효과입니다.
같은 “2배”도 기간이 다르면 전혀 다른 성적
1,000만원을 2,000만원으로 만든 세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. 총수익률은 모두 +100%로 같지만, CAGR로 보면 이렇게 갈립니다.
| 걸린 기간 | 총수익률 | CAGR (연평균) | 평가 |
|---|---|---|---|
| 3년 | +100% | 연 26.0% | 매우 뛰어난 성과 |
| 5년 | +100% | 연 14.9% | 시장 평균 상회 |
| 10년 | +100% | 연 7.2% | 지수 투자와 비슷한 수준 |
“10년에 두 배”는 자랑처럼 들리지만 연 7.2% — 우량 지수를 사서 기다린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입니다. 반대로 “3년에 300%” 같은 광고 문구는 CAGR로 연 58.7%인데, 세계 최고 투자자들의 장기 기록이 연 20% 안팎임을 생각하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경고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.
주의 — CAGR이 숨기는 것
CAGR은 출발점과 도착점만 보는 숫자라, 그 사이의 굴곡은 보여주지 않습니다. 연평균 10%로 같아도, 매년 꾸준히 10%씩 오른 계좌와 중간에 -40%를 맞고 회복한 계좌는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. 특히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서 파는 순간 그 계좌의 실제 CAGR은 계산과 달라집니다. 그래서 CAGR은 “과거를 공정하게 채점하는 자”로 쓰되, 미래를 약속하는 숫자로 읽으면 안 됩니다.
또 하나, 매달 돈을 넣는 적립식 계좌는 단순 CAGR 공식이 잘 맞지 않습니다. 넣은 시점이 제각각이라 원금 자체가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. 적립식이라면 처음부터 복리 계산기의 적립 시뮬레이션으로 계획을 세우고, 목돈 구간의 성적만 CAGR로 채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.
내 계좌의 진짜 성적표 만들기
활용법은 간단합니다. 계좌를 시작한 시점의 원금과 지금 평가액, 경과 기간을 CAGR 계산기에 넣어 보세요. 나온 숫자를 예금 금리(약 3%), 코스피 장기 평균(약 7~8%)과 나란히 놓으면 내 투자가 어디쯤인지 냉정하게 보입니다. 그리고 그 CAGR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면 자산이 언제 얼마가 되는지는 복리 계산기가 이어서 보여줍니다.
수익률 자랑에는 언제나 “몇 년 동안?”이라고 물으세요. 그 한 가지 질문과 CAGR 하나면, 부풀려진 숫자에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생깁니다. 오늘 계좌를 열어 원금·평가액·기간, 세 숫자만 넣어 보세요. 내 투자의 현재 위치가 1분 안에 나옵니다.
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상품·종목의 추천이 아닙니다.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.